모델명 : 만렙 블루투스 키보드 BK101 실버
구매시기 : 20.8月
구매처 : 쿠팡
구매금액 : 30,000원 (무료배송)

 

그동안 (선이) 존재하지 않은 물건을 불신하던 실존주의자이던 내가, 결국은 귀찮음에 굴복했다는 증명과 같은 물건이다. 뭐, 애초에 블루투스 이어폰(그래도 중간에 이어주는 선이 있긴 하다. 내 최소한의 타협점이었다.)과 이북을 구매한 시점부터 반쯤은 굴복한 뒤였지만.

매일 꼿꼿하게 데스크톱 앞에 앉아서 타자 치는 게 귀찮아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매하려 찾아보던 중에 고려했던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1. 키감이 좋을 것 (노트북보다 데스크탑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다.)
2. 무게와 사이즈가 적당할 것
3. 충전식일 것 (개인적으로 어지간한 소모품에서 배터리 사용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4. 키스킨이 있을 것 (중요하다. 키스킨이 없으면 키보드 사이에 먼지가 끼니까!)

보통은 로지텍 걸 많이 사는 모양인데, 개인적으로 키스킨이 따로 없다는 점,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 (상대적으로) 키보드가 크고 무겁다는 점, 결정적으로 아무리 다 외웠다지만 한글키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안 들었다. 아니, 한국인이 한국에서 쓸 물건을 사는데 한글키 표기가 아니 되어있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만랩 키보드가 너무 예뻤다... 사실 이게 본론이다... 골드도 예뻤을 거 같지만 색감 통일을 위해 실버를 선택했는데, 아아주 나중에 물건 바꿀 일이 았으면 골드도 고려해보고 싶을 정도다.

구매하고 영업일 기준 3일 뒤에 도착한다고 해서 고민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나중에 지연배송 등으로 포인트 물어줄 걸 걱정해서 그렇게 기재해놓은 것 같고, 비가 무지막지하게 내리던 D+2일이 되던 날, 키보드는 무사히 내게로 찾아왔다.

사용법은 한 번이라도 블루투스가 가능한 물건을 써본 사람이면 쉽게 연결할 수 있을 법하게 간단했다. 타닥거리는 키감도 괜찮았다. 자판 치는 속도와 핸드폰에 인식되는 속도는 동시라 해도 좋을 만큼 인식도 잘 되었다.
무게는 살짝 있다 싶은 정도긴 한데, 너무 가벼우면 또 이게 팔랑거리니까 딱 좋은 정도다. 어차피 밖에서 쓸 용도로 산 것이 아니니 들고 다닐 일도 없고. 무릎 위에 올려놓고 쓰는 중인데 무겁게 느껴지진 않는다.
일단 지금 쓰면서 느낀 단점은, 충전식이긴 한데 당최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이 안 된다는 정도다. 잭을 연결했을 때 우측 상단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충전중이라는데 이게 30%인지 90%인지 중천중에는 알 수가 없다. 그냥 적당히 썼으면 언제 꺼질지 모르니 혹시나 하여 잭을 꽂아놓고 쓰려한다.

그동안 핸드폰 자판 치는 걸 귀찮다 못해 극혐해서 카톡을 할 때도 최소한의 대답만 했었는데, (말이 길어질 것 같으면 PC카톡을 켰다.) 이제는 더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아, 카톡을 쓸 때 엔터를 치면 글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다음 줄로 연결이 되어 순간 당황스럽긴 했는데 ALT+엔터 치니까 되더라.
당분간 줄글 쓰는 건 이걸로 쓰고, 소소한 수정이나 마우스가 필요한 작업만 컴퓨터로 할 생각이다. 삶의 방식에 한 가지 변화가 추가된 것 같아 즐겁다.

Posted by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