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셋째주 기록

日記 2023. 10. 28. 22:41

하루 한번 컴퓨터를 켜서 기록을 남기겠다는 건 오만이었다... 예전에는 분명 컴퓨터를 켠다는 것 = 논다는 의미였는데, 이제는 대다수의 일을 핸드폰으로 대체하다 보니 컴퓨터를 켜는 것은 뭔가 각잡고 일할 때나 하는 게 되어 버렸다. 그 대다수의 '일'이란 건 핸드폰으로도 분명 어느정도는 대체할 수 있는 일이긴 한데, 그래도 컴퓨터로 하는 게 빠르고 낫긴 하지.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해왔던 일들의 두서없는 기록

 

- 14일까지는 나름 보람찬 일정을 보냈던 것 같은데, 15일은 뭘 하기가 힘들었다. 일단 주말이고, 남편이 집에 있었다. 그런데 그 남편이 아팠다. 감기기운이 있어서 독감인가 한 게 일주일은 된 것 같은데, 평소에는 멀쩡하다가 갑자기 발작적으로 기침을 내뱉는 게 그냥 전형적인 요즘 독감이었다. 그러니까 일단 내가 보기에는 독감이 틀림 없는데, 너무 안 낫는 게 이상하다고 결국 16일 하루 휴가를 내고 폐렴이며 이것저것 검사를 받아볼 예정이라 했다. 일단 키트로 해봤던 코로나 검사는 음성으로 나왔고... 주변에 3주 넘게 감기로 앓았던 사람들이 있다 보니 전형적인 독감 증상으로 보였지만, 당사자가 그렇다 하니 뭐.

일단 간병을 위한 죽 끓이기에 돌입했다. 흰쌀죽은 아무맛 없어서 안 선호한다길래 참치야채죽으로. 중간에 먹을 식사로는 어머님께 받아온 단호박을 쪄서 단호박 스프를 만들었다. 처음 만들어본 건데 딱히 스킬이 필요한 메뉴는 아니라 다행이었다. 일단 만들어본 건 다음을 위해 레시피(?)를 적어두자. 다음에 만들 땐 틀림없이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올 테니.

 

- 얼마 전 이마트에서 고심하다 사온 오리 대패 슬라이스 고기로 오리 주물럭 비스무리한 걸 만들어 봤다. 일단 지향점은 어마 전 시부모님과 함께 먹고 왔던 파주 적성면 '사랑채'의 오리주물럭. 닭갈비처럼 야채 넣고 큰 팬에 해먹는 식인데, 맛있더라. 강남 '미나리밭 오리사냥'에서도 비슷한 걸 맛있게 먹긴 했는데... 어쨌든 오리는 처음 사보고 처음 해먹는 거다 보니 결과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 그런데 그냥저냥 먹을만한 게 나왔다. 문제는 오리고기... 돼지고기도 아닌데 놔뒀다 먹으니 잡내가 나더라...? 돼지고기처럼 생강조청에 밑손질을 하는 전단계가 필요했던 건지 의문이다.

 

- 당연할 수도 있지만 김치냉장고는 딤채 걸 쓰고 있다. 그런데 딤채는 칸마다 온도설정을 할 수는 있는데, 냉장고랑은 달리 온도가 아니라 땅속냉장이니 뭐니 하는 멘트로 온로를 어림잡을 수 있게만 되어 있더라. 그동안은 처음에 기사님이 설치해주실 때 설정해주신 온도로 쓰다가, 시간도 있으니 정확하게 알자 싶어 검색을 해봤다.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김치보관 표준 : -1.4℃이며 강약은 표준온도에서 약 ±0.3℃
 땅속냉동 표준 : -20℃이며 강약은 표준온도에서 약 ±2℃
 땅속냉장 표준 : 3℃이며 강약은 표준온도에서 약 ±2℃

 이렇게 세 가지인데, 숙성/보관이며 과일/채소, 김치종류, 그 외 기타등등에 대한 모드가 엄청나던데... 김치냉장고 쓸 때 한 칸을 그 물품 하나로 다 까는 경우가 얼마나 있다고 저런 세부설정을 사용하고 앉았겠는가. 일단 우리집은 시댁에서 얻어먹는 김치가 하부장 1/4를 차지하는 것 말고는 그냥 온갖 식품저장고다. 당연히 저장식품도 자주 바뀌고. 마음을 비우고 걍 원래 쓰던 모드로 놔뒀다. 그렇게 김냉을 알아보자!는 시도는 소용없었던 것으로 종료.

 

- 엄마가 그랬다. 나는 청소를 자주 하지는 않는데, 한번 날 잡아서 싹 치워놓고 천천히 더럽히는 타입이라고(...). 당연히 깔끔한 게 좋기야 하겠지만 매일 치울 체력은 없고, 살면서 지저분해지는 걸 어느 정도 방치하고 있다가 한꺼번에 치우는 게 효율이 좋...지 않을까. 여하튼 이번 휴가의 목표 중 하나는 집안의 거슬리는 부분을 싹 정리하자는 거였다. 그런 의미에서 쓸데없는 물건도 열심히 정리해서 버렸다.

 그 쓸데없는 (그러나 그냥 버리기엔 좀 아까운) 물건 중 하나가 바로 뭔가를 샀더니 사은품으로 딸려온 손 소독제였다. 집에서야 수시로 손을 씻을 수 있으니 당연히 쓰지 않고 방치했던 것. 코로나 꽤 초기에 집에 들인 기억이 있으니 유통기한은 애저녁에 지났을 터였다. 진짜 그냥 버리기엔 아까워서 청소하거나 다른 데 쓸 수 있는 데 있을까 검색해 봤다.

 대충 보니... 알콜솜으로 닦는 거랑 비슷한 느낌으로 활용이 가능한 것 같다. 먼지, 찌든때, 기름때 있는 곳(주방, 후드, 전자레인지나 가스레인지), 손이 많이 닿는 물건(핸드폰, 리모컨, 변기시트), 자국이 많이 남는 곳(유리창, 거울, 수전, 싱크대, 도어락)에 닦을 때 사용하면 된단다. 네임펜이나 스티커 자국, 송장 찍혀나온 것도 지워준다곤 하는데 이건 내가 쓸 일이 별로 없을 것 같고 휴가기간 동안 청소할 때 열심히 써서 없애는 걸 목표로 하자. 일회용 100개들이라 쉽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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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일기

日記 2023. 10. 15. 18:32

- 10/15부터 4주간 휴가를 받았다. 도비는 자유에요! 금쪽같은 시간을 보람차게 보내기 위해 오랜만에 공개일기를 쓱쓱.

 

- 산뜻한 출발을 위해 연속 세탁기 돌리기 시전. 침대패드, 이불, 매트리스 커버로 시작해서 계절옷도 색별로 착실하게 돌렸다. 패드니 커버니 하는 걸 말리면서 날씨가 꽤 쌀쌀해졌구나 하는 걸 실감했다. 아침저녁으로는 춥고 점심 시간에는 더운 건 알았는데, 그 외의 시간에 외부의 공기를 느껴볼 일이 없어서.

 그런데 왜 건조기를 돌렸는데도 이불이나 패드는 완전건조가 안 되는 것일까. 안그래도 부피 커서 옮기기 버거운데, 이걸 널어놓으려니 힘들다. 부피 자체가 커서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거라면 기술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 건조기는 (집에 있는 제품은 3년쯤 전에 산 것) 기술이 발전해서 좀 나아졌을라나. 설마 그 나아진 기술 중 하나가 그놈의 양모볼인가 하는 건가?

 

- 냉장고 정리하다가 불고기 남은 거 담아놨던 그릇을 멋지게 깨먹었다. 세상에... 그릇이라는 게 저렇게 산산조각 나는 거였구나. 조각이 부엌을 넘어 저기 거실 한가운데까지 튀었다. 너무 어이없고 순식간에 깨져서 화가 나고 자책하게 되고 그런 거 없이 그냥 정신이 멍... 이딸라 떼에마 띠미라는 한식기 라인 제품인데, 백화점 한번 가서 추가구매가 가능한지 봐야겠다. 

 그리고 그릇조각이라는 거... 가끔 매체에서 그릇 깨진 거 정리하다 손가락 베는 걸 보고 '작위적이다, 뭘 저렇게 조심성이 없나, 본인도 깨진 그릇 조심해서 치울 텐데 베는 게 말이 되나' 했는데... 말이 된다. 깨진 그릇이라는 게 의외로 온 면에 날이 서 있다는 걸 이렇게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잘 연마된 제품들만 만지고 살았으니... 이래서 사람은 경험을 해보아야 한다. 그릇을 깨뜨리는 경험은 그리 해보고 싶지 않았지만.

 

- 이딸라 그릇은 신혼 살림 준비할 때 엄마랑 백화점 돌다가 선택한 것이다. 늘 쓰는 그릇은 무늬나 장식 없는 심플한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지금까지도 별 호오 없이 잘 쓰고 있다. 구매 후 1년 동안은 깨지면 무상교환을 해줬었기에 1년이 되기 직전 깨먹은 접시는 교환이 가능했는데, 이번에 깨진 그릇은 사야겠지.

 

- 유효기간 연장이 되지 않은 스타벅스 교환권이 있어 사온 푸딩.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내게 교환권은 대체 뭘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만 더해준다. 다른 교환할 제품이 많다고 하는데, 일단 커피를 안 마시면 스타벅스 같은 카페를 갈 일이 엄청나게 적고, 그러다 보면 무슨 제품이 있고 뭐가 좋은지 알 일도 적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제품은 가격대비 창렬하다는 느낌이라... 과일주스도 샌드위치도 케이크도 카스테라도 진짜 공짜 교환권이 있으니 먹었지 내 돈이면 안 샀다. 이번엔 아메리카노 교환권 2장이 있어서 3,300원짜리 푸딩 세 개를 사왔다. 맛은 밀크, 녹차, 초코. 남편이 녹차를 먹어서 난 초코를 먹어봤는데... 일단 이게 푸딩인가 싶은 감상은 둘째치고 처음 한 숟갈 떠먹은 순간 느낌 감상이... 빠삐코 녹인 맛이었다. 이것이 최선인가. 난 빠삐코 좋아하는 사람이라 다 먹긴 먹었는데 3,300원짜리 빠삐코는 에바인 것 같다.

 

- 날씨가 괜찮길래 장도 봐올 겸 나가서 아파트를 두어 바퀴 돌았다. 대충 아파트 안쪽 한 바퀴가 2,300보쯤 되지 싶다. 한시간쯤 걸으면 5천보 가량. 보통 건강하려면 하루 만보를 걸어야 한다는데 연속 두시간은 무리. 정 걸으려면 한 번에 한 시간씩 두 번 외출을 해야겠다.

 

- 내가 살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물가를 모르기는 하는데, 야채라는 게 정말 많이 비싸진 것 같기는 하다. 차라리 라면 같은 가공식품은 인터넷에서 싸게 박리다매라도 하지, 야채는... 장기보관도 못하고 그때그때 사먹어야 하는데 상추를 저 가격에 먹는 게 맞나 의문이 든다. 그러고서도 결국 들고 나온 장바구니를 보면 두부랑 야채만 잔뜩. 깻잎이나 상추는 왜 얼렸다 먹을 수 없을까.

 

- 시간도 있겠다, 오랜만에 집안정리를 하다 그동안 계속 거슬렸던 변색된 세라믹칼 색 돌리기를 시전했다. 교세라 칼은 결혼 당시 엄마였는지 시어머니였는지 모르지만 여튼 살림 베테랑인 분이 추천했던 거 같은 기억이 있다. 시누이가 일본에 사니 시누이가 보내준 물건일 가능성이 높다. 쇠붙이로 된 칼은 무서운데 얘는 그나마 덜 무서워서 애용하고 있다. 쌍둥이칼은 날이 서슬퍼런 게 무서워서 지금도 김치나 좀 큰 거 자를 때만 쓴다. 엄마가 얼마 전에 와서 보고 이거 산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새 칼이냐고 했다. 반면에 교세라 칼은... 나름 깨끗하게 쓴다고 했는데도 주황색(?)으로 변색된 것이 세제로 닦는다고 지워질 상황이 아니었다.

 '세라믹칼 세척방법'으로 검색해보다 만능 베이킹소다님이 열일한다는 포스팅을 보았다. 블로그 몇몇에서 칼 위에 베이킹 소다를 소량 붓고, 키친타월에 뜨거운 물을 적셔서 말아놓았다가 닦으라고 해서 그 상태로 방치했다가 산책 다녀와서 닦아봤는데... 난 안 되더라. 그래서 그냥 내 방식대로 아까 베이킹파우더 묻은 키친타월을 깐 그대로 밧드에 뜨거운 물을 붓고 칼을 넣어놓고 뚜껑을 덮어줬다. 한 2~30분 까먹고 있다 와서 키친타월로 뽀득뽀득 닦아줬더니 하얀색을 되찾았다.

 덤으로 짙은 갈색으로 변해서 얼마짜리 동전인지 코앞에 갖다대지 않고는 구분이 되지 않던 백원짜리 동전이 있었는데, 얘도 같이 밧드 안에 넣어보았다. 동전을 언제 쓸지 모르겠지만 쓰려면 일단 가지고 다녀야 할 텐데, 저렇게 더러운 동전을 넣어서 지갑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뜨거운 물에 세제를 풀어 담갔다가 닦아보는 건 크게 효과가 없었는데, 베이킹소다는 그보다는 더 효과가 있었다. 적어도 지금은 멀리서 봐도 100이라는 숫자와 이순신 장군 얼굴이 보인다. 근데 집에서 하는 조치로는 원래 색을 완전히 되찾기는 불가능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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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페이스코코FACECOCO 워터클렌징 패드
구매시기 : 19.3月
구매처 : 티몬
구매금액 : 4,887원

펌을 하러 미용실에 갔다가 뒤적거리던 잡지에서 보고 폭풍검색을 시작해 찾았던 물건. 사실 세안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퇴근하고 지친 몸을 끌고 집에 들어오고 나면 또 그만큼 귀찮은 게 없는 게 세안 아닌가. 정말 저녁 때마다 화장 따위 관두고 맨얼굴로 다녀버릴까 하는 생각이 소록소록 돋아나기는 하는데, 아무리 못해도 선크림은 바르고 다녀야 한다는 게 현대인의 상식인지라 그러면 어차피 세안은 필수불가결이다 싶어 일찌감치 포기한 길이기도 하다.

여하튼, 저게 눈길을 사로잡았던 건 정말정말 귀찮을 때 최후의 방법으로 이중세안을 안 해도 된다는 것. 평소엔 클렌징 워터 + 클렌징폼이 필수지만, 그것마저 귀찮을 때는 클렌징폼 대신 저걸로 화장만 벅벅 닦아주고 끝낸다. 뭐, 그 다음에 화장솜으로 스킨 바를 때 보면 묻어나오는 게 없긴 하더라. 그래도 찜찜한 기분이 아예 없는 건 아닌지라 진짜 귀찮을 때 최후의 보루로 가끔씩 사용하는 정도다.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게 어딘가 싶고.
아무래도 문질러서 화장을 닦아내는 방법이라 자주 사용하기엔 좀 그렇다. 피부에 안 좋을 것 같고. 자극 심하겠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 방법을 쓸 때는 귀차니즘이 극에 달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라 쓴 다음 얼룩 하나 없이 세척해 걸어놓는다는 선택지는 있을 수 없다. 보통 다음날쯤 어제의 나를 질책하며 빨아놓곤 하지. 진짜 게으름을 최저선을 지켜주는 물건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야 생각난 건데, 저거 짭이었다(...) 잡지에서 본 제품은 저 브랜드가 아니고 이름이 더 그럴듯했던 것 같은데 그 그럴듯한 이름만큼이나 가격도 비쌌더랬다. 한 세 배쯤? 솔직히 그냥 좀 부들부들한 세안용 때밀이? 같은 거였는데 참 가격대를 높이 부르는구나 싶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올리브영에서 판다고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 가격대는 납득이 되지 않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검색을 하다 찾아낸 짭이 바로 저거. 내가 진품은 써보지 않아 성능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쓰면서 기능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으니 별 상관은 없으려나. 앞으로도 몇 년은 그대로 우리집 화장실에서 내 귀차니즘의 최후방어선 역할을 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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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블리스키즈 개방형 실리콘 빨대 벤티(28cm) 레드
구매시기 : 20.1月
구매처 : 블리스키즈
구매금액 : 2,600원

 

 내가 대단한 환경보호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자원을 아껴쓰고 일회용품은 최대한 덜 쓰자는 마음가짐은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매일 텀블러에 차를 담아마시느라 하루 하나씩은 사용하던 일회용 빨대에 소소하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일회용 아닌 빨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검색하다 찾게 된 것이 저 실리콘 빨대였다.

재활용 빨대 종류가 꽤 여럿 있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난 스텐 같은 금속류를 극혐하고, (그게 이에 닿는다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내가 참을 수 있는 한계는 딱 숟가락, 젓가락까지다.) 그러다 보니 금속 솔로 안쪽을 닦아내는 수밖에 없는 종류의 빨대도 아예 사용 불가였다. 애초에 솔로 닦아내는 방식이 깨끗하게 닦이는 건 맞는지 눈에 보이지 않으니 믿을 수 없기도 했고.
그런데 저 실리콘 빨대는 아예 빨대를 펼쳐서 세척이 가능하단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뜨거운 물에 열탕소독이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배보다 배꼽이 커보이는 배송비에도 불구하고, 순간 들어왔던 환경보호론자의 뽕에 취해 난 그렇게 저 빨대를 샀던 것이다... 뭐, 지금도 잘 쓰고는 있다. 매일 세척하다 보니 저 고리가 살짝 헐거워졌나? 싶은 감이 있지만 물이 새지는 않고, 그냥 뺐다 끼웠다 하는 게 엄청 쉬워진 정도다. 반년 정도 사용했는데 이정도면 반영구적인 거 맞지 뭐.

그런데 미처 생각 못한 점이 있기는 했다. 일단 사기 전에도 좀 걱정했던 거지만 텀블러의 빨대구멍이 크지 않으면 일단 빨대를 꽂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야 내 텀블러가 꽤 큰 편이고, 구멍 사이즈를 가늠해봐서 충분히 끼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계산이 서서 구매한 거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라 빨대가 텀블러에 꽉 끼어있는 상황이다. 절대 돌아다닐 공간따위 없다. 이미 텀블러 뚜껑과 빨대는 물아일체가 되었다.
게다가 이건 미리 생각했어야 하는 점인데... 내가 빨대 씻기가 귀찮아서 아예 물을 안 마셔버리는 날이 생겼다. 귀차니즘이 극도로 이르면 이런 상황도 생기는구나 허허. 이건 진짜 물건의 단점이라기 보단 자신의 성정과 환경보호를 위한 의지가 귀차니즘과 맞붙었을 때 얼마만큼의 승산이 있냐의 문제라 그냥 내가 문제 같다. 난 그냥 소비를 했을 뿐인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나 믿음 비스무리한 무언가를 살짝 까먹게 된 기분이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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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위드웰 온열안대
구매시기 : 20.2月
구매처 : 아키클래식
구매금액 : 24,800원

 

쓸 때마다 잘 샀다고 생각하는 물건 시리즈 중 하나. 안그래도 매일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숫자를 보는 게 일인지라 + 집에 와서도 허구헌날 핸드폰 들여다보는 취미가 주인지라 늘 눈이 뻐근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몰랐지. 그게 안구건조 때문이고 그럴 때 온열안대를 해주면 눈의 피로가 풀린다는 걸. 우연히 다른 걸 검색하다 (신랑이 불면증이 심했던 시기라 오만 잠 잘 오는 방법을 검색중이었다.) 흘러들어간 게시글에서 눈의 피로엔 온열안대가 좋다는 예찬론을 보고 혹해서 검색을 시작했다가... 결국 홀린듯이 구매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일하고 퇴근해서 핸드폰을 보다 보면 눈앞이 흐릿하니 초점이 안 맞는 것이 안그래도 위기감을 느끼던 차였다. 내 즐거운 취미생활을 위해 눈은 소중히 해야 하니까요.

눈꺼풀 안에는 기름샘이 있는데 온열안대는 그 기름을 녹여주고 뭐, 경직된 근육이나 이런 걸 풀어주는 효과도 있고 하겠지. 여하튼 30분 정도 뜨끈한 온도로 눈을 풀어주다 보면 눈의 피로뿐만 아니라 전세적으로 신체가 이완되는지 눈이 화해진다는 느낌과 함께 깜빡 잠들기 일쑤다. 그리고 잠깐 졸다가 일어나 보면... 세상에, 시야가 그렇게 깨끗하고 눈 뜨기가 편할 수가 없다. 잘 때 별다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안대를 써본 적이 없었는데 (눈만 감을 수 있음 어디서든 잘 자니까) 처음 써보고 나니까 이 좋은 걸 이제야 알다니 하는 억울함이 슬밋 몰려오는 것이다. 그때까지 일회용 안대 하나 써본 적 없었는데 그게 그렇게 좋은 줄 몰랐지. 더 억울한 건 그 일회용 온열안대가 집에 있었다는 거다. 내가 쓸 건 아니고 가끔 불면증이 오는 남편을 위한 용도로. 허허허.

여하튼 며칠에 한번 눈이 피로하다 싶을 떄면 안대를 쓰곤 하는데, 쓰고 나면 정말 거짓말처럼 시야가 맑아졌다. 너무 좋아서 나중에 친구들 단톡방에서 전파도 했었다. 다들 나이도 있고 시간도 없고 하다보니 예전처럼 잘 모르는 물건 쇼핑하는 데 이것저것 따져보기 힘들어하면서 결국 내가 산 쇼핑페이지에서 고대로 구매하긴 하더라만... 여튼 그녀들이 만족하고 쓰고 있는 걸 보면 좋은 걸 널리 알렸다는 뿌듯함이 몰려온다.

사실 나도 온열안대라는 존재를 검색하면서 처음 알게 된지라 뭘 위주로 보고 물건을 골라야 할지 기준점이 없었더랬다. 그래서 몇 가지 쇼핑페이지를 비교해가며 세웠던 기준이

1. 가볍고 눈 혹은 머리를 너무 누르거나 조이지 않을 것
2. 시간과 열 조절, 타이머가 가능할 것
3. 몸에 닿는 감촉, 재질
4. 세탁이 용이할 것

대충 이 정도였던 것 같은데, 사실 워낙에 판매 페이지에 쓰여 있는 얘기가 비슷비슷해서 며칠 비교하다 보니 게슈탈트 붕괴가 이런 거구나 싶긴 했었다. 그래서 최종 몇 개 중에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고른 게 이번에 산 위드웰 제품이다. 뭐, 아무리 에라 모르겠다 하고 골랐어도 가격대나 기본적인 사양은 다 거르고 난 뒤에 고른 거니까.

일단 써보면서 실감한 단점은 하나뿐인 것 같다. 외장하드에 연결해서 쓰는 방식이라 잘 때 줄이 걸리적거려 너무 거추장스럽다는 거. 그런데 이건 안대 자체에 배터리를 넣을 수도 없고 (그러면 딱딱해지고, 무겁고, 세탁도 못 하고!) 정말 어쩔 수 없는 거라 그러려니 하고 감수할밖에.

여하튼 눈은 소중하니 앞으로도 자주 쓸 생각이다. 인간의 신체는 노화한다 하여 안구를 갈아끼우거나 할 수는 없지만, 대안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더 괜찮은 방법도 계속 나오겠지. 과학기술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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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어반하우스 화이트 미니 스푼 (4개 세트)
구매시기 : 17.10月
구매처 : 어반하우스
구매금액 : 350원

 

되게 오래 전에 샀던 건데, 오랜만에 찾아 들어가봤더니 품절이라 떠서 나를 슬프게 한 물건.
어릴 적부터 들깨통이나 고추가루통에서 덜어낼 때 엄마는 하얀색 약숟가락 스푼을 쓰곤 했다. 아마 어릴 때 우리가 시럽약을 먹고 남은 숟가락이겠지. 요즘은 약통 뚜껑에 약을 덜어먹을 수 있게 디자인하는지라 그런 식으로 숟가락을 함께 주지 않는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아주 오랫동안 그 숟가락은 갱신이 되지 않았다. 통 안에 넣어놓고 쓰긴 아주 딱인 물건이었는데.

집에서 독립하고 나만의 주방을 갖게 되었을 때, 그 숟가락 생각이 났었다. 그런데 정말 의외롭게도 그 단순한 물건을 찾기가 힘들었다. 통 안에 넣을 정도로 짧고, 한 번 떠낼 때 충분한 양이 담길 만큼 오목하고, 계량스푼처럼 각지지 않아서 구석에 내용물이 낄 일이 없으며, 통 내부의 물건에 오염되거나 물건을 오염시키지 않을 플라스틱 숟갈이.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 일주일쯤 숟갈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저 사이트에서 숟갈을 발견했을 때 유레카를 외쳤다. 어찌나 뿌듯했던지 엄마랑 동생한테도 자랑했을 정도였다. 엄마나 동생도 내심 저 숟갈이 있었으면 했는지 몹시 반가워해서, 결국 엄청 저렴한 가격에 왕창 구매해서 아낌없이 쓰고 있다. 고추가루통, 소금통, 설탕통, 베이킹소다통 등등.
뭐, 잔뜩 사놓아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부족할 일이 없지 싶지만 사이트에서 품절이라고 하니 괜히 불안하다. 나중에 필요한데 못 찾는 거 아닌가 싶어서. 몇 개 더 사놓을걸 그랬나 하는 옅은 후회가 스쳐지나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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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아키클래식 AT-0110 패드내장 친환경 안감 반팔 티셔츠 블루
구매시기 : 20.7月
구매처 : 아키클래식
구매금액 : 12,900원

 

기껏 다 적었던 게 날아가서 쓰기 싫었는데, 그나마 썼던 내용이 기억나는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쓸까 해서 남기는 기록이다 젠장...

 

사고 나서 입고 운동한 지 이미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만족스러운 제품.
실시간으로 몸이 망가져가는 게 느껴져 급기야 1:1 필라테스를 신청한 뒤 깨달은 것이, 운동할 때 입을 만한 옷이 없다는 거였다. 그동안 요가니 복싱이니 다양한 운동을 (깨작깨작, 종류만 바꿔가며 짤막하게) 해왔지만 기본적으로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운동할 때도 펑퍼짐한 반바지나 티셔츠만 입고 했었다. 그러나 필라테스는 내가 바른 자세를 잡는지 선생님이 보고 일일이 교정을 해주는지라 몸이 드러나는 옷이 꼭 필요했던 것.
뭐, 아아주 예전에 사놨던 요가복이 하나 있긴 했는데 당시의 시대상이 그랬던 건지 어쨌는지 아주 찬란한 색감과 파격적인 디자인, 겸사로 싸구려로 보이는 재질을 자랑했기에 도저히 쪽팔려서 그걸 입고 운동할 수는 없었다. 대체 과거의 나는 무슨 깡으로 이 옷을 샀었을까 궁금해질 정도였으니... 그래서 바로 운동복 찾기에 착수했다.

 

운동복을 찾을 때 중요하게 봤던 점은
1. 패드 내장형 반팔티일 것 : 일상생활에도 따로 브라를 차는 것이 귀찮은데 하물며 운동할 때에야... 복싱 같은 격렬한 운동이야 스포츠 브라가 필수라 어쩔 수 없었지만 필라테스 할 때까지 따로 브라를 차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레 패드 내장형으로 눈길이 갔다.

2. 몸에 닿는 재질이 괜찮을 것 : 옷 질감, 중요하다. 나이 먹을수록 절실하게 느낀다. 피부 닿을 때마다 거슬린다 싶으면 기분도 다운된다.
3. 색이 요란하지 않고 가격대가 합리적일 것
4. 팔을 뻗었을 때 등이나 배가 보이지 않을 만큼 길이가 길 것
정도였다. 사실 1과 2가 제일 중요했다.

 

그런데... 의외로 1을 만족하는 선택지 자체가 많지 않았다. 아니, 그럼 운동하는 그 많은 여자들은 번거롭게 브라를 차고 운동한단 말인가... 나시 입은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재질이야 직접 만져볼 수는 없으니 설명을 꼼꼼히 보고 확대샷 조직을 보고 유추하는 게 고작이라 일단 외적으로 쉽게 보이는 걸로 선택지를 줄여야 했는데 거기서부터가 난관이었다.
그러다 결국 찾아낸 게 아키클래식이라는, 운동을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처음 보는 스포츠 브랜드였는데 놀랍게도 내가 생각하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물건이었다... 사실 다른 옵션이 있으면 비교라도 해봤을 텐데 저 1~4를 만족하는 유일한 선택지였어서 비교하고 말고도 없었다.

 

재질은... 설명에 뭐라고 쓰여 있긴 했는데 잘 모르겠고, 되게 부드럽고 쫀쫀해서 몸에 부드럽게 달라붙는 느낌이 참 좋은 재질이다. 수영복처럼 달라붙으면서 거칠다 싶은 느낌도 아니고. 얄팍하고 팔랑팔랑한데 몸에 잘 핏된다. 단점이라면 그러다 보니 배를 가려주지 못한다는 정도ㅠㅠ 특히나 앉아서 운동하다 보면 가슴과 배에 살집으로 인해 가로로 획이 생긴다. 머리/가슴/배로 나뉘는 곤충도 아니고 머리/가슴/윗배/아랫배로 나뉘는 몸이라니 슬픈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살을 확 뺄 만큼 내게 굳은 의지가 없다는 점이 더 슬프다...

 

내장형 패드가 가슴을 조이거나 전혀 답답하지 않고, 입고 벗기가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아무래도 스포츠 브라는 입고 벗는 것 자체가 스포츠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탈착이 힘드니까.

 

색은 붉은색, 푸른색, 회색이 있는데 사실 붉은색이나 회색을 사고 싶었더랬다. 그러나 둘 다 품절이었고, 다시 들어가서 확인한 페이지도 여전히 입고가 안 되어 있었다. 대체 이들은 장사할 생각이 있긴 한 건가 싶다. 붉은색이나 회색이 입고되면 추가 구매할 의사가 있는데 아무래도 단종시킬 생각이 아닌가 싶어질 정도다.
에휴, 맘에 드는 옷 찾기도 쉽지 않는데 운동복이 한벌뿐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불안불안하다. 다시 검색의 세계로 뛰어들기도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라 어지간하면 검증된 옷을 사고 싶은데 아키클래식은 대체 언제 물건을 들여오는 것이냐. 일단 올해 안에는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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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만렙 블루투스 키보드 BK101 실버
구매시기 : 20.8月
구매처 : 쿠팡
구매금액 : 30,000원 (무료배송)

 

그동안 (선이) 존재하지 않은 물건을 불신하던 실존주의자이던 내가, 결국은 귀찮음에 굴복했다는 증명과 같은 물건이다. 뭐, 애초에 블루투스 이어폰(그래도 중간에 이어주는 선이 있긴 하다. 내 최소한의 타협점이었다.)과 이북을 구매한 시점부터 반쯤은 굴복한 뒤였지만.

매일 꼿꼿하게 데스크톱 앞에 앉아서 타자 치는 게 귀찮아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매하려 찾아보던 중에 고려했던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1. 키감이 좋을 것 (노트북보다 데스크탑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다.)
2. 무게와 사이즈가 적당할 것
3. 충전식일 것 (개인적으로 어지간한 소모품에서 배터리 사용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4. 키스킨이 있을 것 (중요하다. 키스킨이 없으면 키보드 사이에 먼지가 끼니까!)

보통은 로지텍 걸 많이 사는 모양인데, 개인적으로 키스킨이 따로 없다는 점,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 (상대적으로) 키보드가 크고 무겁다는 점, 결정적으로 아무리 다 외웠다지만 한글키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안 들었다. 아니, 한국인이 한국에서 쓸 물건을 사는데 한글키 표기가 아니 되어있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만랩 키보드가 너무 예뻤다... 사실 이게 본론이다... 골드도 예뻤을 거 같지만 색감 통일을 위해 실버를 선택했는데, 아아주 나중에 물건 바꿀 일이 았으면 골드도 고려해보고 싶을 정도다.

구매하고 영업일 기준 3일 뒤에 도착한다고 해서 고민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나중에 지연배송 등으로 포인트 물어줄 걸 걱정해서 그렇게 기재해놓은 것 같고, 비가 무지막지하게 내리던 D+2일이 되던 날, 키보드는 무사히 내게로 찾아왔다.

사용법은 한 번이라도 블루투스가 가능한 물건을 써본 사람이면 쉽게 연결할 수 있을 법하게 간단했다. 타닥거리는 키감도 괜찮았다. 자판 치는 속도와 핸드폰에 인식되는 속도는 동시라 해도 좋을 만큼 인식도 잘 되었다.
무게는 살짝 있다 싶은 정도긴 한데, 너무 가벼우면 또 이게 팔랑거리니까 딱 좋은 정도다. 어차피 밖에서 쓸 용도로 산 것이 아니니 들고 다닐 일도 없고. 무릎 위에 올려놓고 쓰는 중인데 무겁게 느껴지진 않는다.
일단 지금 쓰면서 느낀 단점은, 충전식이긴 한데 당최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이 안 된다는 정도다. 잭을 연결했을 때 우측 상단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충전중이라는데 이게 30%인지 90%인지 중천중에는 알 수가 없다. 그냥 적당히 썼으면 언제 꺼질지 모르니 혹시나 하여 잭을 꽂아놓고 쓰려한다.

그동안 핸드폰 자판 치는 걸 귀찮다 못해 극혐해서 카톡을 할 때도 최소한의 대답만 했었는데, (말이 길어질 것 같으면 PC카톡을 켰다.) 이제는 더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아, 카톡을 쓸 때 엔터를 치면 글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다음 줄로 연결이 되어 순간 당황스럽긴 했는데 ALT+엔터 치니까 되더라.
당분간 줄글 쓰는 건 이걸로 쓰고, 소소한 수정이나 마우스가 필요한 작업만 컴퓨터로 할 생각이다. 삶의 방식에 한 가지 변화가 추가된 것 같아 즐겁다.

Posted by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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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시노글스라스 실리콘 오일병 (눈금) 원형 300ml 블랙, 그린
구매시기 : 19.3月
구매처 : 티몬
구매금액 : 4,900원

 

티몬에서 특가 딜이 떴길래 냉큼 구매했다.

결혼할 떼 베테랑 살림꾼인 엄마와 당시 신혼살이 2년차이던 여동생이 내 모든 살림살이를 대리 구매/결정 해줬는데,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쓰다가도 '이게 어디서 산 어떤 건지' 몰라 추가로 구매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있었더랬다. 저 간장병도 그중 하나. 원래 진간장과 조선간장이 각각 저 녹색/블랙에 담겨 있는데, 살림을 하다 보니 간장 외에도 저런 병에 담아야 될 게 은근히 생기는 거다. 일단 눈앞에 당장 닥친 건 멸치액젓이었는데... 마땅히 담을 병이 없어서 일단 잼 병에 담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숟가락을 꺼내 별 수저씩 꺼내고 닫고를 했었다. 간장을 쓸 때랑 너무도 비교되는 불편함에 저 병 사고 싶다, 생각은 했었는데 급한 건 아니라 그냥 차일피일 미루었지. 그러다가 딜에 뜬 사진을 보고 어? 저거 설마 우리 집에 있는 그건가? 싶어 바로 부엌으로 달려가 사진과 대조해보기 시작했다.

결론은 그게 맞아서 냉큼 구매! 구매! 당장 필요한 멸치액젓용 하나와 예비용 하나 이렇게 두 개를 구매했다.

 

이걸 쓰다 보니 일단 요리할 때 숟가락을 떠서 담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진다. 뚜껑 돌려서 열고, 따르고, 그러다 가장자리에 흘리거나 묻는 일련의 과정이 생략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 한두 방울 쯤은 흐를 법도 한데 자연스럽게 안으로 도로 들어간다. 뚜껑 밀폐도 꽤 확실하게 되는지 지금까지 쓰면서 별달리 내용물이 상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물론 간장이나 멸치액젓이... 상하는 종류의 장은 아니지만.)

유리도 아니라 가볍고 깨질 일 없고, 하지만 깔끔하고, 쓰기 좋아서 엄마가 나 주려고 물건 신경써서 골라주셨구나...! 하는 작은 감동을 요리할 때마다 느낀다. 원래 엄마가 쓰던 우리집 간장병은 반투명한 데다가 주둥이 부분에 늘 간장이 묻어 굳어버려 지저분했거든. 같은 종류로 조르륵 늘어놓고 보니 새삼 뿌듯하여 아무 통이나 사지 않고 맞춰서 사길 잘했구나 싶다.

 

소소한 불만사항이라면 왜 그린/블랙만 있는 거지? 더 다양한 색이 있으면 색별로 조르륵 맞춰서 굳이 병에다 이게 뭐다, 이름 안 붙여놓고도 잘 쓸 수 있는 거 같은데 하는... 배부른 투정이 있겠다.

Posted by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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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 블랑티 7부 티셔츠(그레이)

            반팔 티셔츠(네이비)

구매시기 : 18.3月, 18.6月
구매처 : 위메프, 티몬
구매금액 : (7부)16,055원

              (반팔)15,760원

 

난 원래도 답답한 걸 못 견뎌서 집에 오자마자 속옷을 벗어던지는 타입이었는데, 그동안은 그렇다 쳐도 결혼하면서부터는 집에 와서도 남편이 있으니 신경을 좀 써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더랬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처음 시도해봤던 나시 내장형 브라탑은 워낙에 가슴 부분을 조이는 게 답답해서 입자마자 내팽개쳐버린 뒤 어디에 놔뒀는지 잊어버릴 지경이고, 심지어 입고 벗는 것도 일반 속옷+옷을 입을 때보다 더 번거로운 것이 아닌가! 편하자고 사는 건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 다음 시도한 브라렛은 답답한 건 아니었지만 역시나 끈이 내려가거나 하는 문제가 번거로워 아무것도 안 입었을 때와는 비교할 바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다른 방안이 없다 싶어 한동안 브라렛을 애용하긴 했는데...

 

우연히 서칭 중 발견한 블랑티에 눈이 뜨이는 기분이었다. 안쪽에 꽤 두툼한 (여러 겹의) 천덩어리가 달려 있어 가슴을 효과적으로 가려주는데, 일단 가슴 쪽에 닿는 천의 재질이 부드러워서 입을 때 거부감이 없었다. 그냥 티셔츠 하나만 입으면 되니까 번거로운 것도 없고, 헐렁헐렁한 일단 티셔츠 디자인이라 조이는 느낌도 없고. 당연히 신경쓰이는 포인트는 전혀! 눈에 띄지 않게 가려준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비바.

물론 입고서 밖에 외출은 할 수 없다. 온리 홈웨어. 뭐, 원래 어느 정도 볼륨이 있는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처럼 A컵도 겨우 채울까 말까 하는 사람은 이걸 입으면 정말 빨래판이 뭔가 깨달을 수 있다. 가까운 마트나 갔다올까 싶어 위에 재킷을 걸쳤다가 거울을 보고 잠자코 옷을 갈아입었던 슬픈 기억이 아직도 가슴을 애린다...

어차피 집에서 입는 거라 7부로 샀다가 반팔을 하나 더 구매해서 번갈아가며 입고 있다. 겨울이야 워낙에 두꺼운 극세사 잠옷을 몸에서 떼어놓지 않으니 예외로 치고, 40도를 왔다갔다 하는 폭염에야 모든 걸 벗어던지고 냉장고 어쩌구 하는 재질의 티셔츠를 입으니 그 외의 계절은 꼴랑 저 두 벌로 집안의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근데 편해... 만약 예전부터 이 옷의 존재를 알았다면 엄마가 그거 말고 딴 것도 좀 입으라고 등짝을 두드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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